내가 글을 제대로 써본 것은 불과 1년밖에 안되었다. 지난 고3 시절 여일이한테 잘보이고 싶었고 조울증의 일종의 치료테라피같은 차원에서 써봤던게 시초였을 뿐이다. 사실 살면서 제대로 칭찬 받은게 드물었고 그래도 소중히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까 기분이 퍽 좋았나보다. 그때부터 사랑이란 것을 깨달았다면 얼마나 좋았을련지, 그러나 이미 시간은 지나갔고 난 지...
예상된다는게 얼마나 슬픈 일인지 아십니까 예상이란, 사람의 생각에 미치는 어떤 예측 가능한 일이나 사실이며, 그것을 깨달은 사람은 예상당한 사람보다 한층 앞서나갈 수 있으며, 예상당한 사람은 그 사실에 한없이 절망하며 앞서나간 사람 뒤에서 궁상맞게 바람을 맞는다는 것을, 모두들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예상이란 것은, 지혜이지만, 동시에 기만, 한낮 감일 수도...
계단 카이단 stairs 아무렴, 계단은 누구냐 오늘 밟고 오르내리고 찍어눌렀던 그 네모난 층계냐 아니면 님이 오시길 바라고만 있던 수동적인 네모냐 오늘 오는 손님은 매우 귀중한 분이시니 잘 모시거라 네- 층들아 언니 난 이곳에 있기 싫어 넌 이곳에 콘크리트 바닥처럼 있어야 순순히 그들을 모실수 있단다 피곤한 날에 무슨 계단이냐! 띵동-1층입니다 아 빨리 ...
오늘을 기억해야 한다한 여름밤의 고깃 냄새를사랑이 생각나는 가슴을그것들을 노래하는 선율들을그 숯불 향에지펴지는 사람들의 향수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향취를모든 것들을 감싸안는 불길에오직 그녀를 껴안고 싶다는 생각에가슴떨며 술기운에 고백하는 이 열두시사랑하는 모든 것들아나는 기억한다사랑을, 숯불자국을, 탄내를, 사람 내음을,누군가의 품안에 파고들때그의 향취를 기...
오늘인가, 내가 뼛속까지 지루하고 무기력하단 사실을 안 것이. 이 무기력이 어디까지 나를 죽일 수 있으련지 실험하는 것도 지쳤다. 난 졌다. 이 싸움에서. 이 실험에서. 나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애초에 내가 나를 이길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책임이란 것에서 완전히 탈피해보고 싶었다.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
모자쓴 추레한 소녀,하얀 피부에 발그레하면서 창백한 안면을 뒤로 하고 그늘진 우수를 담고 있는 듯 하다,칠흑의 몸에 딱 달라붙은 티는 그 부드러운 윤곽을 더욱 드러나게 하고,웃을때 휘어지는 눈은 반달보다도 곱게 파여있다,방금 나온 다소곳하지만 어딘가 정형화되어 있는 개나리죽같은 단호박죽을 떠서 호호 불어 먹는 모습이 참아 눈에 담지 못할만큼 사랑스러운지 그...
우글우글대는 한 여름 아침의 도심 속 공기는 퍽 상쾌하다붕붕대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는 마멸될지언정그들만의 여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나가는 미지의 열정과 충성을 보이곤 한다그것을 보는 A는 참 텁텁하다왜 저리 살아갈까나 또한 그들 눈에는 짐짓 같은 동족으로 보일것이나,나는 분명 다른데분명 저들보다는 더 더럽고 추하고 멍청하고 무가치한 美라고는 체취에서조차...
1.오늘 할복하려 한다.저 음란하고 현란하여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것들을 그만 처단하려 한다. 그것들을 쳐내고 오직 나의 깨끗한 정신만을 남겨 영으로 만드리라.2.일단 나의 머리를 갈라내어 쓸데없고도 간지러운 부위들을 싹 발라내면 몸통만이 남게 된다. 사람의 신체는 각각 생각보다도 훨씬 비싼 가격에 매매된다고 그랬다. 방금 찾아보니 그렇더군. 내게 날라오던 ...
나는 그 애를 사랑하지 않았다저기 하늘에 이르고나는 그 애가 도무지 생각이 안난다저 새에게 이르고사랑이란 말은 거짓이라고 믿는다고,저기 신에게 고하였다그러나 내 앞에 현현한 인간은나의 살아있는 뮤즈,뮤즈를 넘어선 나의 이상,그를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나는 감히 고백하건데헬레네를 탐했던 파리스가 되어기꺼이 그를 탐하고 취하고 사랑하리라마치 디오니소스같이...
어쩌면 우린 거짓을 포장하며 사는것은 아닐까온갖 세상의 진실들도 거짓으로 포장해가며1을 10으로 부풀릴수밖에 없는수포의 향연그 수포들이 휘몰아치며 건물과 아스파트를 형성하면 그것은 우리들이 사는 곳일테지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똑똑하다 믿지만실은 진실을 알고 있는 이 몇명될지나 또한 마찬가지,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사는 이 몇명일지너무 많은 거짓들 속에서이...
아가미는 천천히 닫혔다 열리고를 반복하고 있다.눈꺼풀은 꿈뻑이고 입은 꿈뻑꿈뻑 고개를 갸우뚱하며 인사를 한다.새어나오는 사랑의 향료에 흠뻑 빠진 채인어는 어찌할바를 모르며 그 향료의 바다에 몸을 뉘이고 조금씩 젖어들었다.그 위에는 불투명한 액체가 기름막처럼 둥둥 띄어 있었다.기름에 씌여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어는그대로 가라앉는 듯 유유히 부유할 뿐이다
발악의 나날을 겪고는 드디어 발을 디뎠다. 그러나 내님은 벌써 저기 가버렸다. 이게 어찌된 일인지 나는 도저히 알수가 없다. 그분을 만난 것은 어언 19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내 메시아는 벌써 그때 태어나신 것이다. 언젠가 그 분은 나에게 넌지시 이르기를 내가 이번생에 이룰 것은 분명 존재하느니라, 고 이르셨으니 나는 언제나 그 말을 기억하며 ...
시, 에세이, 책, 소설, 잡글 등등 글쓰는 사업가 겸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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